시나리오 쓰기-등장인물과 캐릭터 시나리오 쓰기

등장인물과 캐릭터(Character: 성격)

 

 어느 깊은 산골에 호호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어느 날 산으로 약초를 캐러 갔습니다. 땀을 흘리며 약초를 캔 할머니는 잠시 쉬기 위해 개울가로 갔습니다. 개울가에 앉아 땀을 씻는데 풀숲에서 개구리 한 마리가 폴짝 뛰어나왔습니다.

 

개구리: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 아이쿠, 깜짝이야, 놀랐잖여!

개구리: 할머니, 놀라지 마세요. 전 원래 왕자였는데 마법에 걸려 개구리가 되었어요.

할머니: 하...고것 참, 말하는 개구리라니 신기허네!

개구리: 할머니, 할머니가 저한테 뽀뽀 한 번 해 주시면 제가 마법에서 풀려나

            잘생긴 왕자로 변할 거예요. 그럼 저하고 평생 같이 살 수 있어요.

 

 할머니는 대답을 않고 개구리를 잡아 주머니에 넣고 개울가를 떠나 다시 약초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개구리: 할머니, 저한테 뽀뽀 한 번 만 해 주시면 제가 짠하고 왕자로 변한다니까요.

할머니: 그려. 그나저나 워쩌다 그렇게 된겨?

개구리: 제가 좀 잘 생겼었거든요. 이웃나라 공주한테 청혼하러 갔다가 좀 잘난 척 했더니

            그 나라 왕의 미움을 받아 마법에 걸렸죠.

할머니: 아! 그려.

 

 개구리는 드디어 할머니가 뽀뽀해 줄 줄 알고 기대했는데 할머니는 웬걸 약초 캐는 데만 열중했습니다.

 

개구리: 아, 할머니, 저 왕자라니까요, 잘생긴 왕자! 일단 뽀뽀 한 번 해 보시라니깐요!

할머니: 근디, 넌 뭘 잘 먹냐?

개구리: 그야 지금은 파리 같은 벌레 먹죠. 전엔 온갖 산해진미 다 먹었었는데...

            할머니가 저랑 뽀뽀 한 번 해 주시면 산해진미 다 드실 수 있어요.

할머니: 아...그려야.

 

 할머니는 다시 말없이 약초만 캤습니다. 개구리왕자는 안달이 났습니다.

 

개구리: 와! 열 받네! 할머니, 저 왕자라니깐요! 왕자! 그것도 자~알 생긴 왕자!

           뽀뽀 한 번 하면 잘생긴 왕자랑 함께 살 수 있다니까요.

할머니: .......

개구리: 와, 정말 미치겠네! 할머니, 뽀뽀 몰라요?

            입하고 입을 이렇게 쪽 맞대는 거...뽀뽀...영어로 키스...아, 정말 몰라요?

할머니: 나도 알어 뽀뽀.

개구리: 아니 아시면서 왜 안 해 주시는 거예요?

할머니: .....

개구리: 아, 할머니!!!

할머니: 아 고놈 참 시끄럽네. 너도 내 나이 돼봐. 잘생긴 왕자도 산해진미도 다 필요 읎어.

           말하는 개구리가 심심찮고 훨 좋제.

 

 위 이야기는 그저 우스개지만 할머니와 개구리의 성격(Character)이 잘 드러납니다. 개구리는 좀 경망스럽고 잘난 척도 많이 하고 참을성도 없어 보이죠. 할머니는 정 반대 성격입니다. 말이 별로 없으면서 진중한데 의뭉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두 사람 성격을 보면 숨어 있는 사연도 짐작이 가지요. 왕자는 잘난 척 하다가 저주에 걸려 개구리가 되었겠지요. 예쁜 공주를 기다리다 지쳐 할머니라도 좋다고 생각했겠지요. 할머니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굉장히 부지런하시고 변화 없는 삶을 살아온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남편한테 구박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할머니는 지금 남자나 부귀보다 적적함을 달래주는 말동무가 절실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소재를 떠올려 주제를 정하고 결말을 생각했다면 이제 등장인물을 만들 차례입니다. 극 진행에 꼭 필요한 인물들을 죽 적어보십시오. 가능한 구체적으로 이름, 나이, 직업, 성격 등을 부여합니다. 시나리오 상엔 직접 나오지 않더라도 숨어있는 배경을 설정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모든 등장인물이 다 이렇게 입체적이면 좋겠지만 정 안 되면 주인공과 주요 인물만이라도 가능한 구체적으로 외모와 성격과 배경을 부여합니다. 이 작업이 잘 이루어지면 등장인물들이 저절로 살아 움직입니다. 위 우스개 속 할머니와 개구리처럼 대사나 행동 속에 캐릭터(Character)가 자연스럽게 녹아나오게 됩니다.

 

 보통 등장인물은 이름, 직업, 나이만 써 주면 충분합니다. 구체적인 성격이나 배경은 어차피 시나리오 상에 표현되기 때문에 굳이 적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작가는 별도의 메모를 해서라도 등장인물들을 가능한 구체적으로 떠올려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있으면 지문이나 대사 속에 불필요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관객들은 리얼리티를 느낍니다.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은 나중에 별도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덧글

  • 2011/09/30 21: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심술보 2011/10/01 09:08 #

    물론 직접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보통 사람은 아니지요, 10년 째 무명작가로 비범한(?) 삶을 살고 있습죠. ^^;;; 많이 안다고 잘 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만 힘드네요.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서 다시 한 번 뛰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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