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나를 싫어한 스파이 남 다르게 보는 세상

엇그제 영원한 007 로저 무어 옹께서 돌아가셨더군. 멋진 분이셨지. 전형적인 영국신사 외모에 만능 스포츠맨이자 도박도 잘했지. 물론 핸섬한 얼굴에 약간 니글니글한 미소를 지으면 여성 스파이들이 죄다 호~올딱 넘어가곤 했지. 함께 수행한 씨끄릿 뿌로젝트도 많았는데 마음이 참 거시기허네! 가끔 생각날 것 같아. .


 

? 지금 말하는 나는 누구냐고?

 

코드네임 009, 이름은 영구.......! 그게 아니고 본드, 오공 본드....(들릴 듯 말 듯).......^^;;

 

제임스 본드하고 무슨 관계냐고? 뭐 서로 인척관계는 아냐. 설마 제임스 본드가 본명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그거 가명이야. 그러니 개나 소나 본드, 제임스 본드하고 여기저기 밝히고 다니지. 스파이가 본명 밝히는 거 봤어! 001부터 009까지 죄다 뽄드야. 우리가 중딩 때 같은 뽄드써클 출신이거등. 아차, 이거 기밀인데....오케이, 거기까지! 너무 많이 알면 위험해!

 

? 나도 잘 빠진 애스턴 마틴 타고 다니냐고? 아니 지금은 티아이씨오 91년형을 타고 다녀. 뭔지 잘 모르겠다고? 티아씨오 몰라? 티코...!!! 요즘 클래식카에 꽂혀서 말이야! 어디 콕 숨기기도 좋고 여차하면 들어 옮길 수도 있고, 무엇보다 말이야 세상에서 가장 날쌘 자동차잖아! 뭐 처음 듣는 얘기라고? 티코가 속도 무제한 아우토반에 올라갔다가 페라리 람보르기니 다 제쳤다는 말 못 들어봤어? 이제 생각난다고? 그래..그거...쪽팔려서 그랬다는 거 아니야. 이유야 어떻든 빠르면 장땡이지!

 

총도 있냐고? 그럼 있지. 007이 갖고 다니는 작은 권총 월터PPK, 독일말로 발터PPK.....는 아니고...비슷한 거...있어, 최첨단 권총!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거... 총알이 고무줄이야. 요즘 공항검색이 하도 심해서 말이야. 이건 막 들이대도 무사통과라 아주 편리해. 소리 없이 치명적인 무기라구! 앞에 앉은 사람 뒤통수치는데 딱이야! ^^;;

 

제임스 본드와 술도 자주 마셨냐고? 아니 그 냥반하고 술 취향이 달라서 말이야. 그 냥반, 늘 보드카 마티니만 마시잖아. 그것도 젓지 말고 흔들어서! 취향이 차~~암 저렴해~~. ? 나야 뭐 쭈~~~~욱 변함없이 막사이지, 21! ^^;; 흔들지 말고 막 부어서.....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 세계 최고의 칵테일이지! 임무 마치고 한 잔 걸치면 피로가 싸악 풀리지. 특히 여름엔 이게 와따야! 안 무봤으믄 말을 말라구!

 

최고의 숙적이 누구냐고? 스펙터? 아니야! 최고의 숙적은 죠스였어. 진짜 상남자였지. 키도 크고 미소가 매력적인...그 스뎅 이빨 함 봤어야 되는데...~~! 죽여도 죽여도 안 죽고 살아돌아와 007과 나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몰라. <문레이커> 공작 중에 우주에서 최후를 맞았지. 나는 왠지 그 괴물이 아직 안 죽고 살아있을 거 같아. 알고 보면 착한 녀석이었는데 말야......그 이빨이 문득 그립네!

 

그래, 뭐든지 물어봐. M, Q 는 누구냐고? M은 미들사이즈의 약자고 Q는 당구장에 가면 많아. 그 사람들 말만 많지 도움이 안 되는 인간들이야. 스파이가 믿을 건 결국 나 자신, 이 몸뚱아리 하나밖에 없다구! M의 비서 머니 페니는 평생 썸만 타고 007하고 한 번도 못 사귀었냐고? 흐흐..이거 진짜 너만 알고 있어야 돼. 사실 미스 페니는 나하고 사귀고 있었어. 사내연애라는 게 그렇잖아! 007은 일종의 연막이라고 할 수 있지. 지금 뭐하냐고? 여전히 자판기 앞에서 동전 바꿔주며 잘 살고 있어. 걱정 마! ~^^

 

그나저나 나도 이제 이거 그만둘까봐. 요즘 너무 힘들고 외로워. 엊그제도 공연장에 폭탄이 터져서 엄청 깨졌어. 예전 스파이들은 낭만이 있었는데 말이야. 요즘 테러리스트 놈들은 예전처럼 말로 시간 끌지도 않아. 말도 없이 그냥 자폭해버리니...이거야 원! 우리가 무슨 수로 막냐구! 본부에서 나오던 경비도 팍 줄어서 품위유지하기도 힘들고. 로저 무어 행님도 가시고 좀 있으면 숀 코넬리 행님도 가시겠지. ....슬프지만 우리시대는 갔어! 나도 이쯤에서 은퇴할래. 잘 있어. 그래도 혹시 진짜 위급할 때 내가 필요하면 불러. 어떻게 부르냐고?

 

“09 ~~!”~~^^;;

 


덧글

  • 악어 2017/06/04 21:16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심술보님 다름이 아니라 블로그에 많은 시나리오 연구에 대한 글들을 보며 영화에 많은 애정이 있으신 것 같아 실례를 무릅쓰고 여쭈어 볼 게 있습니다. 혹시 시나리오 쓰기에 도움되는 좋은 책을 추천 받을 수 있을까요? 알려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심술보 2017/06/05 12:46 #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와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두 권은 꼭 읽어 볼만 합니다. 나머진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책보다 한번 써보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 악어 2017/06/05 22:39 # 삭제 답글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